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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목 노동관련 보도 모니터링 No. 12: 보수언론의 편향된 해석과 편파 보도
이 름 관리자 등록일 2010-02-23 16:38:43 조회수 35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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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관련 보도 모니터링 No. 12: 보수언론의 편향된 해석과 편파 보도


정부는 2월18일 제2차 국가고용전략회의에서 여성고용대책의 일환으로 ‘유연근무제 확산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유연근무제는 노동시장의 부조리한 현실을 악화시킬 뿐 노동시장의 근본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다. 한편 2월20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지난 11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참가자 전원을 징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2010년 2월18일부터 22일까지 조선, 중앙, 동아, 한국경제, 매일경제 등 주요일간지와 경제지를 대상으로 이상의 두 이슈에 대한 보도태도를 점검하였다.

보수신문, 유연 근무제 취지 이해 부족

유연 근무제에 대한 보수신문의 보도 행태를 보면 유연근무제 취지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듯하다. 정부가 이 제도 도입으로 내세우는 목표는 일자리 창출이다. 그런데 유연 근무제에 대한 보수 신문은 일자리 창출이 아니라 현재 근로자들의 근무 시간 조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유연 근무제로 인해 여성 근로자들이 육아 등을 위해 근로 시간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 강조하고 있다.

조선일보, <'평일 하루 휴무'면 여성들 아이 낳을 것>, 02.20, 강인선 기자
워싱턴의 워킹맘(일하는 엄마) 모임에 나온 한 변호사가 아기를 낳은 후 로펌에서 연방정부로 직장을 옮겼다는 소식을 전했다. ... 모임에 참석한 다른 여성들은 모두 '평일 하루 휴무'를 부러워했다.

하지만 유연 근로제 취지는 앞서 언급한 것처럼 일자리 창출이다. 이미 직장이 있는 근로자들에게 유연 근로제 도입이 갖는 효과들이 핵심이 아니다. 따라서 이미 직장이 있는 근로자의 예를 들어 유연 근로제 효과를 설명하는 것은 취지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여길 수밖에 없는 듯하다.

유연 근무제는 가족 친화적 근무환경 조성?

보수신문은 유연 근무제도입 효과로 가족친화적 분위기 형성을 내세우고 있다.

조선일보, <'평일 하루 휴무'면 여성들 아이 낳을 것>, 02.20, 강인선 기자
부모들이 눈치 보지 않고 아이들을 돌보기 위해 근무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가족 친화적' 직장 분위기가 되면, 그 자체가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 데 기여할 것이다.

하지만 이 제도는 근무환경의 질을 더욱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특히 여성 근로자에게 더 심각한 폐해를 가져올 수 있다. 한국 여성들은 49%의 낮은 경제활동 참가율과 남성의 66%에 불과한 저임금으로 고통 받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유연근무제는 남녀간 고용격차를 더 악화시키고 저임금 파트타임 노동을 양산할 공산이 크다. 일과 가정생활의 양립을 위해서는 육아문제 등을 사회 차원에서 책임지는 복지증대가 선행돼야 한다.

단기간근로제 확대는 비정규직 양산

정부는 유연근로제를 추진하는 이유로 낮은 경제활동참가율을 지적한다. 보수신문은 이를 그대로 인용하고 있다.  

매일경제, <여성·고령자 플렉스타임 취업 대대적 지원>, 02.19, 이병문·심윤희·박용범·강계만 기자
우리나라의 경제활동참가율은 66%에 그쳐 73~80%에 이르고 있는 선진국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이 차이는 단시간근로자(주 30시간 미만 근무) 비율에서 비롯된다.

고용률을 높이기 위해 비정규직 단시간근로자 비율을 높여야 한다는 것인데 이러한 방식은 단순히 비정규직을 양산할 뿐이다. 임금삭감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는 겉으로는 일자리 창출처럼 보이지만 그 결과, 노동자의 생계유지를 어렵게 하기 때문이다.

유연 근무제는 결국 노동 시장 유연화 시도

유연 근무제는 결국 정부가 추진 중인 노동 시장 유연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는 보수신문에서도 여실히 엿보인다.

한국경제, <일자리 대책 백화점식 나열만 반복해선 안된다> 02.19, 사설  
이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최근 성인 8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과반수가 전투적 노동운동과 노동시장 경직성이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 된다고 응답한 것만 봐도 명백(明白)하다.

노동시장의 유연화로 인한 문제는 확연하다. 정규직의 비정규직화가 진전되고 노동자들의 고용 불안정이 증대되는 한편, 노조의 활동에도 상당한 제약이 주어지게 된다. 선진국의 경우에도 노동시장 유연화로 인한 피해는 심각하다. 베르크만 전 독일 여성부 장관에 따르면 신자유주의자들이 노동시장을 유연화 돼야 실업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그 결과 비정규직 노동자들만 양산돼 생계 위협을 받는 사람들이 더 늘었다고 주장했다.

코레일의 파업 참가자 징계 처분발표의 편향된 보도

2월20일 조선일보의 보도에 따르면 코레일 허준영 사장은  지난 11월 철도노조 파업과 관련, 파업참가자 전원을 징계 처분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보도하는 보수신문들은 경영계와 정부의 입장만을 대변하고 있다.  

조선일보 <불법 파업 징계, 나중 뒤집으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해>02.22. 사설
오랜만에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

동아일보<불법파업 대응 ‘허준영 모델’ 딴 데서는 못하나>02.22. 사설
노동운동의 정상화는 한국의 선진화를 위해 반드시 해결돼야 할 국가적 과제다.

한국경제<코레일 파업참가자 징계, 불법관행 끊는 계기 되길>02.22. 사설
그런 점에서 코레일 측의 이번 징계조치는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嚴正)한 법과 원칙의 집행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고 있어 새로운 노사문화 정립의 밑거름이 되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코레일의 주장과는 달리 철도노조는 이번 파업을 ‘합법 파업’으로 주장하고 있다. 2009년 11월26일부터 12월3일까지 8일간 진행된 철도노조의 파업은 목적과 시기, 절차 및 수단과 방법에 있어서도 명백하게 합법적으로 진행되었다는 것이 철도노조의 주장이다. 노동법에 규정된 ‘근로조건에 관한 단체협약 체결을 목적으로’,  ‘조정절차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필수유지인원을 법에 따라 통보하고’, 무엇보다  ‘평화적인 방법’으로 파업을 진행했기 때문이다. 아직 파업의 불법성 유무도 아직 판가름 나지 않은 사항에서 파업 참가자에 대한 징계 처분은 어불성설이다. 그럼에도 보수언론들은 코레일 사측의 입장을 그대로 인용하거나 ‘노동운동 정상화를 반드시 해결돼야 할 국가적 과제’, ‘새로운 노사문화 정립의 밑거름’ 등 긍정적인 단어로 묘사하면서 친 기업, 친 정부적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는 보수언론이 사회적 갈등 사안에 대해 형평성을 가지고 균형 있는 시각을 전달해야하는 언론의 기능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다는 것을 반증하고 있는 것이다.

근거 없는 ‘불법파업’‘ 프레임

이번 이슈를 보도하는 보수신문들은 일제히 지난해 11월 있었던 철도노조의 파업을 모두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있었다. 조선일보는 22일 <불법 파업 징계, 나중 뒤집으면 안 하는 것보다 못해>사설에서 허준영 사장의 발언을 인용 간접적으로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규정하고 있다. 또한 “오랜만에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법과 원칙대로 책임을 묻는 모습을 보는 것 같다”고 평가하면서 직접적으로 철도노조의 파업을 ‘불법파업’으로 몰아세우고 있다. 동아일보도 22일 <불법파업 대응 ‘허준영 모델’ 딴 데서는 못하나>사설에서  허준영 사장의 발언을 인용해 ‘불법 파업’으로 규정했다. 한국경제 역시 22일 <코레일 파업참가자 징계, 불법관행 끊는 계기 되길>사설에서 “불법파업에 대해 엄정한 법과 원칙의 집행에 예외를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행동으로 보이고 있는 것”이라면서 철도노조의 파업을 직접적으로 불법파업으로 묘사하기도 했다.  그러나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철도노조는 파업의 원인과 과정에 있어서 합법성과 정당함을 주장하고 있다. 그럼에도 보수언론은 아무런 근거 없이 직․간접적으로 ‘불법파업’으로 프레임하고 있다.  

노동운동에 대한 악의적 묘사

보수언론은 이번 이슈를 보도하면서 노동운동을 폄하하고 ‘폭력’, ‘불법’ 등의 단어를 동원해 악의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동아일보<불법파업 대응 ‘허준영 모델’ 딴 데서는 못하나>02.22. 사설
우리나라 노동운동이 폭력과 불법에 찌든 데는 급진 이념과 강성 투쟁이 체질화된 일부 노조 지도부의 잘못이 크다. ... 노동계의 불법투쟁은 좌파정권에서 만성이 되다시피 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노동운동은 지난 20여 년간 노사관계 선진화와 노동기본권에 대한 법적, 사회적 제도 확립, 노조전임자 등 노사협력의 문화 속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아오고 있었다. 노동부에서 발행한 2009년판 노동백서의 ‘우리나라 노사분규 현황’에 따르면 최근 11년간 우리나라의 노사분규는 전체 불법파업 건수가 55건에서 2008년 17건으로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파업 건수 대비 불법파업의 백분율도 90년대 40%대에서 2000년대는 20%대로 급격하게 줄어들었으며 2008년에는 15.7%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불법파업건수와 함께 전체파업 건수 대비 불법파업의 비율도 역시 현저히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동아일보의 ‘좌파정권 때 불법투쟁 만성화 주장’과는 달리 좌파정권에 들어서 오히려 불법파업 건수가 크게 줄어들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민주노총, 공공미디어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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